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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시를 걷다 (정지용 생가, 향수100리길, 부소담악)

by 나만의 여행하고 싶어요 2025. 8. 9.

향수

옥천의 시를 걷다는 충청북도 옥천군에서 문학과 자연, 그리고 향토 음식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감성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문학관, 시인의 대표작 <향수>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 100리길, 그리고 물 위를 걷는 듯한 풍경 부소담악까지. 이 코스는 그리움과 정취, 자연의 감성을 동시에 채워주는 완성도 높은 여행지입니다. 여기에 옥천 대표 음식인 묵밥과 도리뱅뱅이까지 더해지면, 문학과 미각이 공존하는 하루가 됩니다.

📌 여행 목차

1.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한국 현대시의 뿌리를 만나다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에 위치한 정지용 생가는 1902년 태어난 한국 근대문학의 거장 정지용 시인이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로, 오늘날 많은 문학 애호가들과 여행자들이 찾는 옥천 대표 관광지입니다.

 

생가는 기와와 흙담으로 구성된 전통 한옥 구조로,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에서 그려진 고향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생가 인근에는 정지용 문학관이 함께 조성되어 있어, 시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문학관 내부에는 정지용의 육필 원고, 편지, 초판 시집, 육성 낭독 음성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시인이 살았던 시대의 문학적 배경과 함께 그의 시가 가지는 문학사적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무엇보다도 생가 앞마당에는 그의 대표작 <향수>를 담은 시비가 세워져 있어, 그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하며 조용히 사색에 잠기기에 좋습니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여행은 단순한 장소 방문을 넘어서, 한 편의 시를 삶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됩니다. 시인의 생가 마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며, 여행자들에게 바쁜 일상 속 멈춤과 되돌아봄의 순간을 선물합니다.

2. 향수 100리길 걷기: 시 한 줄 따라 걷는 감성 트레킹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향수>에서 영감을 얻어 조성된 향수 100리길은 옥천의 자연과 고향의 정취를 시적으로 엮어낸 걷기 여행길입니다. 총 40km에 달하는 이 길은 7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걷는 이의 체력과 시간에 맞춰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정지용 생가에서 시작해 향수길 쉼터와 향수 호수길을 거쳐 부소담악으로 이어지는 약 5km 코스입니다. 길을 따라 다양한 시비와 정지용 시인의 문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마치 시 속을 직접 걷는 듯한 감성이 깃든 산책로입니다. 특히 향수 호수길은 옥천의 아름다운 호수와 산자락, 옛 시골집 풍경이 어우러진 구간으로, 걷기 편한 흙길과 나무 데크로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봄철에는 벚꽃, 여름엔 짙은 녹음, 가을에는 황금 들녘과 단풍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쉼터에서는 정지용 시 낭독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시인의 시를 음성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중간 중간 배치된 시 의자에 앉아 자신만의 감상 노트를 남기기도 좋습니다. 또한 지역 예술가들이 기획한 문학 조형물시그널 포토존도 설치돼 있어 SNS 인증샷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자연과 시, 걷기가 하나로 어우러진 향수 100리길은 옥천을 찾은 이들에게 단순한 풍경 이상의 정서적 울림을 안겨주는 치유의 공간입니다.

3. 부소담악과 향토 음식: 물안개 속 풍경과 보글보글 향토 한상

향수길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부소담악(芙沼潭岳)은 옥천의 절경을 대표하는 숨은 명소입니다. ‘부용꽃 핀 연못과 그 위의 산’을 뜻하는 이름처럼, 이곳은 남곡리 금강변에 위치한 바위절벽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경승지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이나 노을이 질 무렵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부소담악은 강을 따라 데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짧게는 15분, 길게는 40분 정도의 코스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걷다 보면 물 위로 떠 있는 듯한 전망대, 소박한 나무다리, 강물과 절벽이 조화를 이루는 포인트가 이어지며,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촬영 명소가 됩니다.

 

이 지역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도 지정되어 있어, 인공적인 요소 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주변엔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연계한 시낭송회, 문학 플리마켓 등도 계절마다 열립니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부소담악 인근 식당에서 묵밥도리뱅뱅이를 맛보세요. 묵밥은 들깨육수나 동치미 육수에 각종 채소, 도토리묵을 넣어 시원하고 고소한 맛을 자랑하며, 특히 여름철 최고의 별미입니다.

 

도리뱅뱅이는 민물고기를 양념장에 바싹 구워 원형으로 돌려낸 음식으로, 고소하고 짭조름한 풍미가 밥반찬, 술안주로 모두 제격입니다.

이 두 가지 메뉴는 옥천의 전통과 정서를 담은 대표 향토 음식으로, 정지용 시인이 떠올린 고향의 맛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론:
옥천은 문학의 감성과 자연의 여백, 그리고 향토 음식의 깊이가 어우러진 감성 여행지입니다. 정지용 생가에서 한국 현대시의 출발점을 만나고, 향수 100리길을 걸으며 고향의 그리움을 음미하며, 부소담악에서 자연의 시를 눈으로 읽습니다. 여기에 묵밥과 도리뱅뱅이까지 더해진 옥천의 하루는,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시 같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