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종합민속예술제는 부산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의 뿌리 깊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부산 최대 규모의 민속예술 축제입니다. 매년 가을이면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도시 부산은 화려한 불빛과 바다만이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민속의 흥과 멋으로 가득 찹니다.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보는 축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공연 무대에 서고, 어린이들이 전통놀이에 참여하며, 가족들이 함께 민속음식을 만들고 나누면서, 모두가 ‘참여자’로서 문화를 경험합니다. 문화유산이란 단순히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라는 점을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대표 프로그램 — 풍류마당·솜씨마랑·잔치마당
풍류마당 (무대 공연 및 시민참여 이벤트)
풍류마당은 부산종합민속예술제의 중심 무대로, 부산과 전국의 무형문화재 공연이 차례차례 이어집니다. 동해안 별신굿의 신비로운 의식과 음악, 다대포후리소리의 바다 내음 가득한 노동요, 수영농청놀이와 구덕망깨소리의 힘찬 장단이 관객의 마음을 울립니다. 이러한 공연은 단순히 무대 위 예술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지역민의 삶 속에서 살아온 생생한 기록입니다.
타지역 초청 공연으로는 울산쇠부리소리가 함께하며, 이는 부산이 단지 지역 축제를 넘어 전국적인 문화 교류의 장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해강초등학교 가야금산조, 다대초등학교 다대포후리소리, 배영초등학교 부산농악과 같은 전수학교 공연은 전통문화가 어린 세대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별공연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태권도의 역동적인 동작과 아리랑 선율이 결합된 아리랑 멋 태권도, 국악과 현대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퓨전 국악 청청, 아슬아슬한 줄타기 공연, 대중가수 김수찬 축하 무대는 남녀노소 모두의 흥을 돋웁니다.
솜씨마랑 (체험 프로그램)
솜씨마랑은 관람보다 ‘체험’에 방점을 둔 공간입니다. 부산시 기예능 무형유산 장인들과 직접 만나보고, 그들의 손끝에서 이어진 전통기술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도자기 빚기, 전통 매듭, 서예, 악기 연주 등 다양한 무형유산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타시도의 기능 무형유산 장인들도 초청되어, 지역마다 다른 전통의 색깔을 비교해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 외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떡메치기 체험과 전통 민속예술 체험이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에게는 놀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합니다.
잔치마당
잔치마당은 축제의 흥을 한껏 북돋는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전통놀이 체험은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고전적인 민속놀이를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흥정(情) 장터에서는 지역 특산품과 전통 먹거리를 만날 수 있어 축제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스탬프투어는 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포인트를 방문해 스탬프를 모으는 프로그램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함께 참여하기 좋습니다. 또 느린 우체통은 지금 쓴 편지를 1년 뒤에 받아볼 수 있는 독특한 체험으로, 전통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입니다.
문화유산 계승과 현대적 의미
부산종합민속예술제는 단순히 공연과 체험을 제공하는 축제가 아니라, 부산과 한국이 지닌 문화유산을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는 장입니다. 무형문화재 공연은 과거의 기록을 오늘의 무대에 올려 세대와 세대, 지역과 지역을 잇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과 체험은 전통문화가 단순히 구경거리가 아닌 ‘나의 경험’으로 자리 잡게 만듭니다. 이는 문화유산을 살아 있는 현재의 가치로 전환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더 나아가 관광객들은 전통문화를 통해 부산의 정체성과 매력을 발견하게 되며, 이는 도시 브랜드 강화와 관광 자원 확대에도 기여합니다.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축제
이 축제는 단순히 시청이나 문화재단이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라, 부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축제’입니다. 학교, 지역 동아리, 전수관, 자원봉사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 축제를 꾸려나갑니다.
축제 기간 동안 부산의 숙박업, 음식점, 교통, 기념품 산업은 활기를 띠며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줍니다. 특히 흥정장터와 플리마켓은 지역 소상공인과 장인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고,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됩니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세대 통합형 축제
아이들은 전통놀이와 체험 프로그램에서 신나는 하루를 보내고, 부모 세대는 공연과 장터에서 과거의 추억을 되새깁니다. 할머니·할아버지는 손주와 함께 떡메치기를 하며 웃음을 나누고, 가족 모두가 하나 되는 시간을 만듭니다.
세대를 잇는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하루의 즐거움을 넘어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깊게 합니다.
맺음말 — 문화유산으로 하나 되는 부산의 가을
부산종합민속예술제 2025는 부산의 전통과 현재, 나아가 미래를 잇는 특별한 축제입니다. 공연·체험·놀이·장터가 어우러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장입니다.
올해 가을, 부산을 찾는다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이 특별한 축제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